(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8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경기.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팀 득점 성공에 환하게 웃고 있다. 2021.12.18 [email protected]
(화성=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6년 9개월 만에 V리그 코트로 돌아온 김호철 감독은 확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최근 극심한 내홍을 겪은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특유의 호통 대신 부드러운 지도자로 변신했다.
물론 남자부 시절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했던 김 감독의 스타일이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뀔 리는 없다.
김 감독은 23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사전 인터뷰에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김 감독의 여자부 데뷔전이었던 지난 18일 흥국생명전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1세트와 2세트를 내준 IBK기업은행은 4차례 듀스 끝에 3세트마저 뺏기며 3연패에 빠졌다.
김 감독은 "3세트 막판 듀스 상황에서 범실이 나왔을 때는 순간적으로 욱하고 나올 뻔하긴 했는데…"라고 웃은 뒤 "저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이 그런 순간에서 자체 범실이 나오면 인상이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습과 경기를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자고 결심한다"며 "그때 욱하고 나올 뻔했는데 다행스럽게 (잘 참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여자팀 사령탑을 맡아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을 묻자 "남자부는 아무래도 선수들한테 지시하면 받아들이는 게 빠르다. 여자부는 코트 안에서 (지시를) 받아들이고 변형하는 게 조금 느린 편인 거 같다"며 "경기 도중에 무언가를 바꾸고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연습해서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첫 경기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했지만 김 감독은 희망을 봤다.
그는 "당장 좋아지진 않겠지만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은 좋다. 가능하면 편안하게 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며 "개개인의 능력은 좋다. 잘 맞추면 원래 괜찮았던 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다"고 바라봤다.
팬들을 향해서는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시면 좋은 팀으로, 팬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팀으로 거듭나게끔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부진했던 레베카 라셈을 내보내고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는 이날 역시 제한적으로 기용될 전망이다.
아직 경기 체력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김 감독은 "현재로는 한 세트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간에 넣으면서 리듬을 살려줄 계획이다. 체력이 될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