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5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1회 말 2사 2·3루 NC 5번 권희동이 안타 때 득점을 올린 주자가 강인권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2023.10.25 [email protected]
(창원=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지휘봉을 정식으로 잡은 첫해에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강인권(51) 감독은 선수들 못지않게 가을을 즐긴다.
강 감독은 지난 19일 막을 올린 2023 가을 야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를 4연승으로 통과해 30일부터 정규리그 2위 kt wiz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맞붙는다.
강 감독은 특히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달성한 에이스 에릭 페디 없이 치른 준PO에서 절묘한 계투 작전으로 지난해 통합 우승팀 SSG 랜더스를 따돌려 가을 야구 '초보'가 아닌 '타짜'의 자질을 입증했다.
(인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다이노스와 SSG랜더스의 2차전 경기. NC 강인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10.23 [email protected]
오른쪽 팔뚝 부상에서 회복 중인 페디가 언제 등판할지 가늠할 수 없는 위기에서도 현재 있는 전력을 100% 가동해 공수에서 SSG를 압도한 점이 눈에 띄었다.
NC 구단 관계자들은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NC에서 16년간 배터리 코치와 수석코치, 그리고 지난해 감독 대행을 거치며 쌓은 강 감독의 내공이 절대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준PO에서 강 감독은 투명하면서도 선 굵은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확실히 선보였다.
강 감독은 경기 전후 더그아웃과 기자회견장에서 정중한 인사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한다.
(창원=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 경기. 7회 말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10.19 [email protected]
경기 전 인터뷰 때 강 감독은 가장 먼저 A4 용지로 출력한 경기 타순표를 언론에 공개한다.
어떤 이는 더그아웃 벽에 타순표를 붙이거나 또 다른 누군가는 말로 타순을 설명하나 강 감독은 한동안 타순표 촬영에 응한 뒤 그렇게 짠 이유를 차분하게 얘기한다.
NC 구단 관계자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는데도 강 감독은 '괜찮다'며 그날 경기의 구상과 전력을 온전히 설명했다.
페디의 등판 시점이 오락가락한 23일 준PO 2차전 직후에도 강 감독은 3차전 선발을 태너 털리라고 일찌감치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1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11-2로 승리하며 100승을 달성한 NC 강인권 감독이 NC 임선남 단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3.7.13 [NC 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2차전과 3차전 사이 이동일인 24일 오전에 3차전 선발 투수를 예고해도 무방했지만, 강 감독은 이번에도 구단 관계자의 만류를 뿌리치고 감출 필요가 없다는 듯 4차전 이후에나 던질 수 있는 페디의 현 상태를 소개하고서 태너를 3차전 선발로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확실한 승리의 보증 수표인 페디의 부재가 도리어 강 감독이 패를 다 까고 SSG와 정면 승부를 택하도록 이끈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숨기는 일이 없었다.
준PO 1차전 8회에 승리의 영웅 김성욱을 기용한 신들린 대타 작전과 반 박자 빠른 계투책에 언론은 강 감독이 '작두를 탔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소화도 안 되고 잠도 설친다"며 이런 평가에 손사래를 쳤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 앞서 NC 강인권 감독이 박건우의 1군 말소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7.4 [email protected]
강 감독의 겸손에도 자유계약선수(FA) 베테랑 포수 박세혁 대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몇 뼘은 성장한 김형준에게 줄곧 마스크를 씌운 뚝심 있는 선수 기용, 준PO 3차전에서 5회 이재학의 부상이라는 돌발 악재에도 적시에 안정적으로 운영한 필승조의 계투는 NC와 강 감독의 저력을 빛낸 명장면이 됐다.
또 한 명의 우승 사령탑 이강철 kt 감독과 강 감독이 벌일 PO 지략 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투타 상대 대결 데이터에 기반해 게임 플랜을 세우고, 경기 중 상대 타자의 정타 비율을 주시하다가 직감적으로 움직이는 강 감독의 불펜 운용은 현재까지는 무척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