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드디어 황선홍호로 필드 밟은 이강인…축구화 아닌 운동화

[아시안게임] 드디어 황선홍호로 필드 밟은 이강인…축구화 아닌 운동화

링크온 0 207 2023.09.22 03:25
팬들에게 인사하는 이강인
팬들에게 인사하는 이강인

(진화[중국]=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1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이강인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9.21 [email protected]

(진화[중국]=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황선홍 감독이 목이 빠지게 기다린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드디어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21일 오후 중국 저장성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이틀 전 한국이 쿠웨이트를 9-0으로 대파할 때와는 사뭇 달랐다.

그때 황선홍호 선수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자신들이 아는 가장 좋은 그림으로 대회 첫발을 떼겠다는 결의에 찼다.

첫 경기부터 기록적 대승을 거둬서인지, 앞서 쿠웨이트와 바레인이 비겨 조 1위 가능성이 커져서인지 이날은 웃음기가 보였다.

텅 빈 경기장을 메워 숨을 텁텁하게 만든 무더운 공기도 없었다. 오후 8시가 넘어도 30℃를 웃돌던 기온은 이틀 만에 24℃까지 떨어져 드디어 선선한 바람이 피부를 훑는 게 느껴졌다.

쿠웨이트전에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우리나라 팬들도 무리를 이룬 채 태국 팬들과 응원전을 준비했다. 붉은악마 머리띠를 쓰고 뺨에 태극기 스티커를 붙인 일부 팬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합친 것보다 황선홍호에 반가운 변화는 이강인의 등장이었다.

황 감독과 선수들은 팀의 에이스 역할 이강인을 오매불망 기다려왔다.

생각에 잠긴 황선홍 감독과 이강인
생각에 잠긴 황선홍 감독과 이강인

(진화[중국]=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1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시작에 앞서 황선홍 감독과 이강인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3.9.21 [email protected]

이강인이 마지막으로 황선홍호의 일원으로 실전을 소화한 건 지난해 6월 1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일본과 경기였다.

그때 0-3으로 완패하며 아쉬움만 한가득 안고 짐을 싼 황선홍호와 이강인은 이후에는 좀처럼 재회하지 못했다.

이강인의 기량이 급성장해 연령별 대표팀이 아니라 A대표팀 자원으로 분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과 함께 지난해 겨울 카타르 월드컵을 치른 이후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공격의 양축으로 성장하면서 황 감독이 이강인을 차출하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의 허락 아래 마음 놓고 황선홍호에 합류한 이강인은 이날 그라운드에 나타나서는 줄곧 벤치에서 황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이강인이 신은 건 축구화가 아니라 흰색 운동화였다.

20분가량 대화에 집중하던 이강인은 동료들이 워밍업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복귀하자 일어서서 반겼다.

송민규(전북)는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 앞에서 주섬주섬 움직이는 이강인을 와락 부둥켜안고 반가움을 전했다.

이강인이 항저우 일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경기가 열리는 촉박한 일정 탓에 황 감독은 이강인을 아예 출전 명단에서 뺐다.

이강인에게 장난치는 송민규
이강인에게 장난치는 송민규

(진화[중국]=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1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 훈련을 마친 송민규가 이강인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 2023.9.21 [email protected]

그라운드를 떠난 이강인은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쿠웨이트전 직후 공격수 조영욱(김천)이 '천천히 가도 되냐'고 연락한 이강인에게 "턱도 없는 소리"라고 딱 잘라 말하는 등 황 감독과 선수들은 하루라도 빨리 이 순간이 찾아오길 고대했을 터다.

하지만 현장을 찾은 축구 팬 중에는 다른 목소리도 있었다.

결혼을 앞둔 이주윤(31) 씨와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을 찾은 박현우(33) 씨는 이강인의 합류가 시기적절하게 이뤄졌다고 봤다.

쿠웨이트전에서 다른 선수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면서 이번 대회 초반부터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이강인에게만 쏠리는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중국 비자를 알아보고, 아껴둔 연차를 몰아서 낼 정도로 '축구광'이라는 그는 "이강인 선수 말고도 이 팀에는 좋은 선수가 정말 많다. 이강인 선수가 컨디션을 잘 관리해서 팀이 필요할 때 '한방'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고 말했다.

이강인, 항저우 입성
이강인, 항저우 입성

(항저우=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이강인이 21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9.21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56086 김휘집 프로야구 NC 김휘집 "대표팀 주전 3루수 되려면 나부터 이겨야" 야구 03:23 0
56085 승리 후 기뻐하는 흥국생명 선수들 '4연승' 흥국생명, 정관장 14연승 저지하고 여자배구 1위 질주(종합) 농구&배구 03:23 0
56084 김하성의 탬파베이행을 전한 MLB 공식 홈페이지 보금자리 찾은 김하성…'코리안 빅리거' 야수 4총사 본격 시동 야구 03:22 0
56083 토미 케인리 MLB 디트로이트, 불펜 투수 케인리와 112억에 1년 계약 야구 03:22 0
56082 2025시즌 제주 선수단 등번호 K리그1 제주, 새 시즌 등번호 공개…구자철의 7번은 서진수에게 축구 03:22 0
56081 푸이그의 제기 차기 제기 차는 푸이그, 떡국 먹은 로젠버그…미국에서 설 보낸 키움 야구 03:22 0
56080 창원 LG 선수들 프로농구 LG, 마레이 복귀전서 한국가스공사에 신승…6연승 질주(종합) 농구&배구 03:22 0
56079 [부고] 이을용(프로축구 경남FC 감독)씨 부친상 축구 03:22 0
56078 [프로농구 울산전적] 현대모비스 97-80 KCC 농구&배구 03:22 0
56077 광주FC에 합류한 진시우 K리그1 광주, 전북서 '190㎝ 센터백' 진시우 임대 영입 축구 03:22 0
56076 [프로배구 전적] 30일 농구&배구 03:22 0
56075 작년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꽃다발을 받는 톰프슨. 은퇴한 LPGA 장타자 톰프슨, 2월 윤이나 데뷔전에 출전 골프 03:22 0
56074 창원 LG 선수들 프로농구 LG, 마레이 복귀전서 한국가스공사에 신승…6연승 질주 농구&배구 03:21 0
56073 작년 PGA 투어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스코티 셰플러와 아내, 아들. PGA 투어 "선수, 팬, 방송사 원하면 당장 최종전 포맷 바꾼다" 골프 03:21 0
56072 이용찬 5년 만에 선발 전환 NC 이용찬 "로테이션 안 거르는 것이 목표" 야구 03:2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