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주장 손아섭(35)은 아직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다.
NC는 kt wiz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 2차전을 먼저 잡아 '꿈의 무대'를 눈앞에 뒀으나 3, 4차전을 내줘 이제 한국시리즈 티켓의 향방은 누구도 알 수 없게 됐다.
손아섭은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릴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힘든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행복감도 있다. 몸이 힘든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오늘 이겨서 기회를 잡고 싶다"고 했다.
올해로 프로 17년 차인 손아섭은 '사람은 최선의 노력을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한다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을 되새긴다.
그는 "하늘이 도와주면 이기는 거고, 안 도와주면 지는 거다. 저희는 최선을 다해서 남은 에너지를 오늘 하루 다 쏟아붓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NC 타격은 플레이오프 3차전을 기점으로 꺾였다.
3차전은 0-3, 4차전은 2-11로 타선 침묵 속에 완패했다.
그나마 손아섭은 3차전과 4차전 모두 안타를 터트리며 이번 플레이오프 타율 0.353(17타수 6안타)으로 활약 중이다.
손아섭은 "타격 사이클이 꺾인 건 체력 문제다. 저도 지명타자로 주로 나가는데도 정말 힘들다. 확실히 방망이가 무겁다는 게 느껴진다"며 "저도 이런데, 수비 나가는 선수들은 더 힘들 수밖에 없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체력 문제"라고 NC 타선의 차갑게 식은 이유를 설명했다.
정규시즌 더블헤더 2경기를 꼬박 뛰는 것보다 포스트시즌 1경기 체력 소모가 심하다고 설명한 손아섭은 "3차전이 끝난 뒤 소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젓가락질하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정신력으로 버틴다는 것도 옛날 말이다. 그래도 오늘 모든 에너지를 쓰겠다. 오늘 경기 마치고 응급실 실려 가는 한이 있더라도 남은 에너지를 다 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부터 우정을 쌓았던 kt 황재균(36)과의 '기 싸움'도 소개했다.
손아섭은 "원래 경기 전 루틴이 있는데 재균이 형이 3차전과 4차전 경기 전에 불러내더라. 4차전에는 안 나가려고 했는데 선배라 나갔다"면서 "그것 때문에 기를 빼앗겼다. 오늘은 경기 전까지 버스에 들어가서 모든 연락을 차단할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