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2023.11.7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LG 트윈스가 21년 만에 치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은 검정과 빨강이 섞인 유광점퍼를 입은 쌍둥이 팬들이 토해 낸 쩌렁쩌렁한 함성과 함께 시작됐다.
지방 출신 서울 거주민이 많은 특성상, LG의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은 양 팀의 팬들이 구장을 절반씩 채우는 외형상의 균형을 이뤄왔지만, LG가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정상 등정의 첫발을 뗀 7일만큼은 사뭇 달랐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LG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3.11.7 [email protected]
LG의 가을 야구 한(恨)을 상징하는 유광점퍼를 입은 팬들이 kt wiz의 3루 응원석마저 점령해 사실상 kt 응원단을 포위했다.
1루 쪽에서만 들리던 LG 선수 응원가와 응원 구호는 외야와 3루를 둘러싸 전 구장에서 울려 퍼지는 입체적인 서라운드 음향을 연출해 굉장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 투영된 LG 팬들의 간절한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1차전이 열리기 전 인터뷰에서 "선취점과 첫 승리가 중요하다"며 "(우승을 위해선) 어느 때보다 이날 승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회초에 kt에 먼저 1점을 주고 1회말 곧바로 2점을 얻고 역전해 경기의 주도권을 틀어쥔 점은 성공적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 초 2사 1루 때 kt 문상철이 1타점 역전타를 치고 있다. 2023.11.7 [email protected]
그러나 마무리 고우석이 9회 2사 후 문상철에게 큼지막한 결승 2루타를 맞고 패해 승리를 날린 점은 LG에 뼈아픈 장면이 됐다.
LG는 kt와도 싸워야 하지만, 무엇보다 1994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이래 29년간 짓눌려 온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야 이기는 길이 보인다.
kt에 2-3으로 진 1차전의 결정적인 패인은 1회 이후 추가점을 뽑지 못한 타선에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 말 1사 만루 때 LG 김현수가 문보경의 희생타로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3.11.7 [email protected]
타자들의 실전 감각은 나쁘지 않았지만, 2-1로 전세를 뒤집은 1회 2사 1, 3루와 2-2로 맞선 5회 2사 1, 2루에서 박동원이 침묵한 점, '출루왕' 1번 타자 홍창기가 5번의 타격 기회에서 한 번도 1루를 못 밟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LG의 팀 잔루는 8개로 kt보다 3개 많았다. kt 선발 고영표가 흔들린 초반에 점수를 보태지 못한 탓이다.
공격 야구로 우승을 일구겠다고 선언한 염 감독은 8일 이어지는 2차전에서도 같은 타순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모처럼의 실전에서 심장이 터질듯한 중압감을 체험한 타자들이 정규 시즌에서의 자신감을 회복하면 kt 선발 윌리암 쿠에바스를 넘어설 수 있다고 LG는 기대한다.
LG 타선은 올해 세 차례 대결한 쿠에바스를 상대로 11이닝 동안 홈런 2방 등 안타 21개를 터뜨리며 14점을 뽑아내고 난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7일 2023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이 팬들로 가득하다. 2023.11.7 [email protected]
2019년 KBO리그에 데뷔한 쿠에바스는 LG를 상대로 통산 8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53으로 좋지 않다.
데이터가 통한다면, 그리고 LG가 정규시즌 때처럼 평정심을 찾는다면, 이번에도 능히 쿠에바스를 괴롭힐 수 있다.
다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전혀 다른 무대다. LG 타선이 고영표에게 올 시즌 2승을 빼앗고 평균자책점 7.36의 굴욕을 안겼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고전한 모습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끈한 방망이와 주루로 리그를 주도했던 평소처럼, 열광적이고 일방적인 응원을 보내는 트윈스 팬 앞에서 공격할 수 있느냐가 현재 LG 타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젠 큰 경기 경험이 적다고 피해 갈 수도 없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