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 말 2사 만루 상황 만루 홈런을 친 NC 7번 서호철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10.19 [email protected]
(창원=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모든 첫 경험은 잊기 힘들다지만, NC 다이노스 내야수 서호철의 첫 가을야구는 더더욱 그렇다.
서호철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0-3으로 끌려가는 4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섰다.
서호철은 상대 선발투수 곽빈의 시속 149㎞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그랜드 슬램을 터뜨렸다.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만루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속 타자 김형준이 솔로포를 터뜨리며 서호철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백투백 홈런 기록도 합작했다.
6-5로 추격받는 7회말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선수도 서호철이었다.
NC 팬들은 "만루 홈런"을 외쳤고 서호철은 좌익수를 넘겨 외야 담장을 맞히는 2타점 2루타로 화답했다.
이로써 서호철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사상 처음으로 6타점 고지를 밟으며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세웠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 말 1사 만루 상황 NC 7번 서호철이 2타점 2루타를 치고 달리고 있다. 2023.10.19 [email protected]
'처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경기는 2019년 입단한 서호철에게 첫 포스트시즌 경기였고, NC로서도 2019년 개장한 창원NC파크에서 처음 치르는 가을 야구였다.
서호철은 2019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당시엔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2020시즌 통합 우승 당시에는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이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포스트시즌이 중립 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바람에 NC 팬들은 그토록 기다렸던 첫 우승 장면을 직관하지 못했다. 2021, 2022년에는 NC가 5강에 들지 못했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 말 2사 만루 상황 만루 홈런을 친 NC 7번 서호철이 동료에게 축하받고 있다. 2023.10.19 [email protected]
올해 우여곡절이 많았던 서호철 개인으로서도 뜻깊은 활약이다.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고 1군에서 2023시즌을 시작한 서호철은 시즌 내내 부상 불운에 시달렸다.
4월 15일에는 올 시즌 첫 '헤드샷'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타율 3할대 활약을 이어가던 8월 5일에는 주루 중 왼쪽 새끼손가락 인대를 다쳐 엔트리에서 빠졌다.
시즌 후반인 9월 24일에는 또 투구에 맞아 코뼈가 부러졌고 이달 9일에는 발목 인대를 다쳐 시즌 최종전까지 1군에 오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올 시즌 114경기 타율 0.287(397타수 114안타)로 '커리어 하이'를 찍긴 했으나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날 강렬한 하루를 보내고 그 아쉬움을 털었을 듯하다.
4타수 3안타(1홈런) 6타점 2득점으로 14-9 승리를 이끈 서호철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물론 이 또한 생애 첫 수상이다.
김형준도 이날 5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의 MVP급 활약을 펼쳤지만 '미친 선수' 서호철에게 양보해야 했다.
(창원=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 경기. 8회 말 2사 1루 때 NC 서호철이 안타를 치고 있다. 2023.10.19 [email protected]
경기를 마친 서호철은 "원래 몸쪽을 좋아하는데 곽빈 선수가 첫 타석에서 몸쪽을 던지길래 (두 번째 타석에서) 직구만 생각하고 과감하게 돌렸다"며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홈런을 직감했다"고 떠올렸다.
헤드샷 경험으로 공이 두려워지진 않았냐고 묻자 "어렸을 때부터 야구 선수는 공을 피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훈련해왔다"면서 "전혀 무서운 것이 없다. (오히려) 나도 모르게 맞으려는 습관이 있다. 앞으로 몸으로 날라와도 두려움 없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이날 역전 만루홈런을 친 NC 서호철이 MVP에 선정돼 인사하고 있다. 2023.10.19 [email protected]